한재림 감독의 〈더 킹〉은 2017년 개봉한 한국 범죄 드라마 영화로, 권력과 부패,
그리고 인간의 욕망을 다룬 작품입니다.
조인성, 정우성, 배성우, 류준열 등이 출연하며 화려한 캐스팅과 속도감 있는 전개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영화는 권력을 향한 욕망이 어떻게 개인과 사회를 타락시키는지를 보여주며, 동시에 한국 현대사와
정치 현실을 반영한 풍자적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줄거리
〈더 킹〉의 주인공은 박태수(조인성 분)입니다.
그는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나 가난과 폭력 속에서 성장합니다. 어린 시절부터 “힘이 곧 정의”라는
현실을 체감하며 권력을 가진 자만이 세상을 지배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됩니다.
이런 환경에서 그는 공부에 매진해 검사가 되는 데 성공합니다.
그러나 검사라는 직업이 단순히 정의를 지키는 자리라기보다는 권력의 도구로 쓰일 수 있다는 사실을
점차 깨닫습니다.
박태수는 우연히 만난 한강식(정우성 분)을 통해 권력의 세계로 들어서게 됩니다.
한강식은 정치권과 검찰을 넘나들며 막강한 힘을 행사하는 실세 검사로 박태수에게
달콤한 권력의 맛을 보여줍니다.
그의 밑에서 태수는 단숨에 출세 가도를 달리며, 화려한 권력의 중심에 서게 됩니다.
술자리, 정재계 인사들과의 연결, 그리고 막대한 자본까지 그는 한때 상상도 못했던 세상을 경험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태수는 권력의 속성과 한계를 목격하게 됩니다.
검찰 내부의 부패, 정치권과의 거래, 그리고 개인의 양심이 무너져가는 현실 앞에서 혼란을 겪습니다.
특히 과거 친구였던 최두일(류준열 분)과의 인연은 태수에게 끊임없는 자각을 불러일으킵니다.
두일은 비록 하층민으로 살아가지만, 나름의 방식으로 세상과 싸우며 살아갑니다.
영화의 중반부는 태수가 화려한 권력의 정점에 오르지만, 동시에 점점 더 깊은 부패와
위선에 빠져드는 과정을 그립니다.
그는 겉으로는 성공한 검사처럼 보이지만 내면은 점점 공허해지고 불안해집니다.
이 갈등은 영화 후반부 결말로 이어지는 중요한 복선이 됩니다.
결말
영화의 결말은 권력의 덧없음과 인간 욕망의 허망함을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박태수는 한강식과 함께 권력의 중심에서 호령하지만 결국 시대의 흐름 앞에 무너집니다.
권력자들은 필요할 때는 서로를 이용하다가도 위기에 몰리면 가장 먼저 등을 돌리는
냉혹한 모습을 보입니다.
태수 역시 한강식의 보호막이 무너지고 정권 교체라는 큰 파도 앞에서 더 이상 안전하지 않게 됩니다.
특히 태수는 권력의 유지를 위해 수많은 불법과 부당한 행위에 눈감아왔고
자신 역시 그 일부가 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됩니다.
그는 정의를 위해 검사가 되겠다는 원래의 꿈을 완전히 잃어버린 채, 권력의 한 조각으로
소비되다가 버려진 존재가 되고 맙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태수는 권력을 잃고 평범한 삶으로 돌아가지만 그의 얼굴에는
씁쓸한 허무감이 가득합니다.
영화는 화려한 권력과 부패의 세계가 영원하지 않으며 결국 그것이 남기는 것은 공허와
파멸뿐이라는 사실을 강조합니다.
동시에 시대가 바뀌어도 권력 구조와 부패는 형태만 달라질 뿐 여전히 존재한다는 냉혹한 현실을 드러내며
결말은 단순히 개인의 몰락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관객에게 “권력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그것을 좇는 삶이 과연 가치 있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이 때문에 영화의 여운은 단순한 범죄 드라마 이상의 무게를 지닙니다.
시사점
〈더 킹〉이 던지는 시사점은 매우 현실적이고 사회비판적입니다.
영화 속 검찰과 정치권의 부패, 그리고 권력을 향한 인간의 욕망은 한국 사회가
실제로 겪어온 역사와 맞닿아 있습니다.
특히 1980~90년대 한국 현대사를 배경으로 권력이 어떻게 개인의 삶을 지배하고
사회 구조를 왜곡했는지 보여줍니다.
첫 번째 시사점은 권력의 속성입니다.
영화는 권력이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오히려 개인의 이익과 부패를 확대하는
도구로 전락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박태수의 변화를 통해, 권력은 인간을 타락시키고 결국 파멸로 이끈다는 경고를 전달합니다.
두 번째는 개인의 선택과 양심입니다.
태수는 어린 시절 꿈꿨던 정의로운 검사가 아닌 권력의 노예로 살아가길 선택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사회 구조의 문제만이 아니라 개인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삶의 방향이
결정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세 번째는 역사의 반복성입니다.
영화는 정권이 교체되고 세대가 바뀌어도 권력의 본질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사실을 지적합니다.
한강식과 같은 권력자는 시대를 막론하고 항상 존재하며 태수와 같은 인물은 그 구조 속에서 소모됩니다.
이는 현재 사회에서도 여전히 유효한 문제이자 관객에게 스스로의 삶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장치입니다.
마지막으로 〈더 킹〉은 단순한 범죄 드라마가 아닌 사회 풍자극으로 읽힐 수 있습니다.
권력 앞에서 무너지는 인간 군상을 통해, 정의와 양심의 가치를 잊지 말아야 한다는 교훈을 전합니다.
이 때문에 영화는 단순한 오락을 넘어, 한국 사회를 바라보는 거울 같은 작품으로 평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