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미이라〉는 고대 이집트의 저주가 현대 문명 속에서 부활하며 벌어지는 혼돈과 모험을 다룬
액션 어드벤처 영화입니다.
톰 크루즈, 소피아 부텔라, 애나벨 월리스 등이 출연하며 전설적인 미이라 시리즈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고대 신화와 첨단 액션,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결합해 인간의 욕망과 파멸을 그려낸 이 작품은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다크 유니버스’ 프로젝트의 첫 시작이었습니다.

스토리
〈미이라〉의 시작은 고대 이집트의 비극적인 왕녀 아마네트(소피아 부텔라)의 이야기로부터 출발합니다.
그녀는 원래 왕위를 이어받을 예정이었지만, 동생의 탄생으로 계승권을 잃게 됩니다.
분노와 질투에 사로잡힌 아마네트는 어둠의 신 ‘세트(Set)’와 계약을 맺고 아버지와 가족을 살해한 뒤
세트의 힘을 인간 세상에 구현하려 합니다.
그러나 그녀의 반역은 제사장들에 의해 저지당하고 살아있는 채로 미이라로 봉인되어
사막 깊숙이 묻히게 됩니다.
수천 년이 흐른 후, 현대의 중동 지역에서 미군 소속의 닉 모튼(톰 크루즈)과
그의 동료 크리스(제이크 존슨)는 고고학자 제니 할시(애나벨 월리스)와 함께 작전을 수행하다가
우연히 봉인된 무덤을 발견합니다.
그들은 이곳이 단순한 고대 유적이라 생각하지만 실상은 ‘아마네트’의 봉인 장소였고
그녀의 저주는 곧 현실로 되살아나게 됩니다.
비행기로 미이라의 관을 옮기는 도중 초자연적인 사건이 발생하며
닉은 죽음을 맞이하지만 곧 다시 살아납니다.
그는 아마네트에게 선택받은 존재, 즉 어둠의 신 세트를 인간 세상에 부활시킬 숙주로 선택된 것입니다.
그 후 닉은 환각과 악몽에 시달리며 자신 안에서 깨어나는 어둠의 힘과 싸워야 합니다.
영화는 고대 신화와 현대 문명이 충돌하는 과정을 스릴 넘치는 액션과 공포적 이미지로 그려냅니다.
런던, 이집트 사막, 고대 신전 등 다양한 배경을 오가며 아마네트는 세상의 파괴를 예고하고
닉은 자신의 인간성을 지키기 위해 사투를 벌입니다.
중반부에는 닥터 헨리 제킬(러셀 크로우)이 등장해, 어둠의 존재들과
싸우는 비밀조직 ‘프로디지움’을 소개합니다.
이는 ‘다크 유니버스’ 세계관을 확장하기 위한 설정으로 인간의 본성과
악의 경계를 탐구하는 요소로 작용합니다.
클라이맥스에서는 닉이 아마네트의 저주를 끝내기 위해 그녀와 맞서 싸우며
세트의 힘을 스스로 받아들입니다.
그러나 그는 그 힘을 이용해 아마네트를 파멸시키고 동시에 제니를 살려냅니다.
영화의 마지막에서 닉은 완전히 인간도 신도 아닌 존재로 남게 되고
자신의 새로운 운명을 찾아 사막을 향해 떠납니다.
이처럼 〈미이라〉는 인간의 탐욕과 구원의 갈림길에 선 주인공을 중심으로
고대와 현대가 교차하는 스펙터클한 서사를 그려냈습니다.
호평
〈미이라〉는 공개 당시 비판과 호평이 엇갈렸지만 긍정적인 평가의 중심에는
톰 크루즈의 액션 연기와 연출의 스케일이 있습니다.
이 작품은 단순히 공포영화에 머무르지 않고 현대 액션 블록버스터의 형식을 차용해
고대 신화의 요소를 흥미롭게 결합했습니다.
특히 톰 크루즈가 직접 소화한 비행기 추락 장면은 실제 무중력 상태에서 촬영된 것으로
현실감을 극대화했습니다.
이 장면은 헐리우드 액션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그의 완벽한 몸놀림과
생동감 있는 표정 연기가 극의 몰입도를 끌어올렸습니다.
또한 아마네트 역의 소피아 부텔라는 기존의 미이라 캐릭터와 전혀 다른 새로운 악역상을 보여줍니다.
그녀는 단순히 저주의 상징이 아니라 권력과 복수심에 사로잡힌 한 인간으로서의
내면적 고뇌를 표현했습니다.
그 결과, ‘악의 화신’이면서도 슬프고 매혹적인 캐릭터로 완성되었으며 이로 인해 영화는
단순한 괴물 영화가 아닌 인간적인 비극으로 확장되었습니다.
비주얼 측면에서도 〈미이라〉는 상당히 높은 완성도를 자랑합니다.
고대 이집트 문명과 현대 도시가 충돌하는 이미지, 모래폭풍 속의 추격전, 미이라가 부활하는 장면 등은
시각적으로 강렬하고 인상적입니다.
또한 영화 곳곳에 등장하는 상징적인 장치로 예를 들어 ‘눈 두 개가 겹쳐진 아마네트의 얼굴’이나
‘검은 피로 물든 사막’은 영화의 미학적 깊이를 더했습니다.
음악 역시 영화의 스펙터클을 돋보이게 한 요소입니다.
음악감독 브라이언 타일러는 긴장감 넘치는 오케스트라 사운드에 이집트풍 악기를 결합하여
신비롭고 웅장한 분위기를 조성했습니다.
이러한 사운드 디자인은 전투 장면뿐 아니라 심리적 공포감을 유발하는 장면에서도
탁월하게 작용했습니다.
또 하나의 호평 포인트는 영화의 ‘세계관 확장성’입니다.
닥터 제킬의 등장과 ‘프로디지움’의 존재는 미이라를 시작으로 프랑켄슈타인, 드라큘라 등
클래식 몬스터를 하나의 세계로 엮는 ‘다크 유니버스(Dark Universe)’ 계획의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비록 프로젝트는 이후 중단되었지만 당시에는 유니버설이 MCU와 같은 유니버스를 구축하려는
야심찬 시도로 평가받았습니다.
결국 〈미이라〉는 액션, 스릴러, 호러, 판타지를 모두 아우르는 장르적 실험으로서 의미가 있었고
무엇보다 톰 크루즈의 완벽한 프로페셔널리즘과 소피아 부텔라의 존재감이 영화의 가치를 높였습니다.
혹평
그러나 〈미이라〉는 동시에 많은 비판을 받았습니다.
가장 큰 혹평의 원인은 이야기의 일관성 부족과 정체성의 혼란이었습니다.
영화는 공포, 액션, 유머, 신화적 상징 등을 모두 담으려다 보니 각 요소가 서로 충돌하며
중심을 잃었습니다.
초반에는 미스터리한 고고학 영화처럼 전개되다가 중반 이후 슈퍼히어로물의 양상을 띠고
마지막에는 비극적 로맨스로 끝나는 등 장르 간 이질감이 컸습니다.
또한 캐릭터의 서사 전개가 다소 피상적이라는 평가도 있었습니다.
닉 모튼은 ‘탐욕스러운 모험가’에서 ‘영웅’으로 변화하지만 그 과정이 충분히 설득력 있게
그려지지 않았습니다.
그의 내적 변화는 대사나 플래시백을 통해 암시되지만 감정적 몰입이 부족해 캐릭터의 성장 서사가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했습니다.
아마네트 또한 강렬한 존재감을 지녔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단순한 파괴자 역할에 머물렀습니다.
초반부의 신비로움과 복합적인 감정이 사라지고 전형적인 악역으로 퇴색된 점이 아쉬웠습니다.
이는 감독 알렉스 커츠먼의 연출 방향이 액션과 비주얼 중심으로 기울면서
스토리의 감정선이 희생된 결과였습니다.
비주얼 측면에서도 일부 평론가들은 과도한 CGI 의존을 문제로 지적했습니다.
특히 런던 시가지가 붕괴되는 장면이나 모래폭풍 시퀀스 등은 스펙터클했지만 실제 촬영의 리얼리티보다는
디지털 이미지에 지나치게 의존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는 관객이 몰입보다는 피로감을 느끼게 하는 원인으로 작용했습니다.
또 다른 혹평 포인트는 ‘다크 유니버스’의 서두름이었습니다.
영화는 닥터 제킬의 등장과 조직의 설정 등으로 시리즈 확장을 시도했지만
정작 〈미이라〉 자체의 완결성은 약했습니다.
즉, 세계관 구축에 집중하느라 본편의 서사적 밀도가 떨어진 것입니다.
그 결과 〈미이라〉는 하나의 독립된 작품으로서 감동을 주기보다는 ‘다음 시리즈를 위한 예고편’처럼
느껴졌다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마지막으로 평단은 감정의 공백을 문제로 꼽았습니다.
고대의 저주, 인간의 죄, 구원의 선택이라는 주제는 무겁고 의미심장했지만
영화는 그 철학적 깊이를 충분히 탐구하지 못했습니다.
닉의 희생과 제니의 부활 장면도 감정적으로 급하게 처리되며 여운이 약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미이라〉는 배우들의 열연과 화려한 비주얼에도 불구하고
이야기의 설득력과 감정적 깊이 면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한 작품으로 평가받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현대 블록버스터가 고대 신화와 어떻게 결합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
흥미로운 시도로 장르의 경계를 실험한 의미 있는 작품으로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