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렛 에드워즈 감독의 〈크리에이터〉는 인공지능과 인간 사이의 전쟁이 장기화된 미래를 배경으로,
사랑과 윤리, 존재의 의미를 탐구하는 SF 서사다.
AI를 적으로 규정한 인류와, 공존을 추구하는 AI 실존자들 사이에서 갈등이 깊어지는 가운데,
전직 특수요원 조슈아가 ‘전쟁을 끝낼 무기’라 불리는 아이 형태의 AI 알피를 보호하게 되면서
이야기는 전개된다.
영화는 전쟁의 참혹함, 공존의 불가능성, 인간성의 본질을 대규모 스케일의 영상미와
철학적 질문을 통해 묘사하며, 현대적 AI 담론을 은유적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인물 소개
〈크리에이터〉의 서사는 크게 조슈아, 알피, 마야, 하우엘 장군, 뉴아시아 AI 공동체 인물들로 구성되며,
각각이 전쟁과 인간성, 공존이라는 주제를 입체적으로 표상한다.
먼저 조슈아(존 데이비드 워싱턴)는 영화의 중심 인물로, 과거 특별 작전 요원 출신이다.
그는 임무 중 사랑하는 아내 마야와의 삶이 산산이 부서지면서 내적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인물이다.
조슈아는 처음에는 AI를 적으로 규정하고 살상 임무를 주저하지 않는 전형적 군인으로 등장하지만,
알피를 만나면서 인간성과 윤리에 대한 관점이 변화한다.
그의 서사는 ‘AI를 적으로 규정하는 인간의 편견이 깨지고, 진정한 적이 무엇인가를 재발견하는 과정’을
대표한다.
조슈아는 단순한 군인이 아니라 상실, 회한, 구원의 서사를 동시에 품은 캐릭터다.
알피(매들린 유나 보일스)는 영화의 상징적 존재이자 가장 중요한 서사적 축이다.
AI 기술의 정점에 해당하는 ‘창조된 존재’로서,
어린아이의 모습이지만 전쟁을 끝낼 수 있는 존재로 불린다.
알피는 파괴적 무기가 아니라 오히려 ‘평화의 가능성’을 상징하며,
인간의 감정과 순수함을 자연스럽게 표현한다.
알피의 두려움, 호기심, 순수한 애착 행동은 관객에게 “AI는 적인가, 혹은 또 다른 생명인가?”라는
핵심 질문을 던진다.
알피는 ‘창조된 존재’이면서도 인간적 감정을 자연스럽게 드러내며 인간보다 더 인간적일 수 있다는
역설적인 메시지를 제시한다.
마야(젬마 찬)는 조슈아의 아내이자, AI를 만든 과학자 공동체의 일원이다.
그녀는 인간과 AI가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믿는 인물로, 인간과 AI 사이의 갈등을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장치이기도 하다.
마야의 존재는 조슈아의 감정적 동기이자 서사의 결정적 트리거이며, 후반부 진실이 밝혀지면서
영화의 갈등 구조가 전면적으로 재정립된다.
그녀는 ‘인간과 AI의 경계가 무너지는 지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역할을 한다.
하우엘 장군(앨리슨 제니)은 미국 측 군사 조직의 대표적 인물로,
AI를 전면적으로 적대하고 절멸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진 군국주의자에 가깝다.
그녀는 전쟁을 끝내는 것이 목표라기보다 승리를 위해 어떠한 폭력도 정당화하는 인물로 묘사된다.
그녀는 영화가 비판하고자 하는 “명분 없는 전쟁, 그리고 공존을 부정하는 이념적 폭력”을 상징한다.
마지막으로 뉴아시아 AI 공동체 인물들은 영화의 세계관을 확장시키는 요소다.
그들은 AI와 인간이 일상적으로 공존하는 세계를 보여주며,
미국 측이 주장하는 “AI는 절대적 위협”이라는 관점을 상대화한다.
그들은 전쟁을 원하지 않으며, 인간과 AI가 상생하는 가능성을
실질적으로 보여주는 집단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처럼 〈크리에이터〉의 인물 구성은 명확한 선악 대비가 아닌,
관점과 가치 충돌의 구조로 되어 있어 영화적 긴장감과 철학적 깊이를 동시에 확장한다.
혹평
〈크리에이터〉는 시각적 완성도와 세계관 설정은 높이 평가받았지만,
동시에 여러 비판적인 평가도 적지 않다.
혹평의 핵심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서사적 개연성 부족, 감정선의 얕음, 새로움의 부재다.
첫째, 가장 많이 지적된 혹평은 서사 전개의 개연성 부족이다.
영화는 AI와 인간 전쟁이라는 방대한 세계관을 구축하고 있음에도,
이를 충분히 설명하거나 설득력 있게 정리하는 데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슈아와 마야의 관계, AI 전쟁이 발발한 배경, 미국이 AI를 절멸하려는 이유 등
핵심 세계관이 충분히 설명되지 않아 관객이 이야기의 중심 갈등에 몰입하기 어렵다는 비판이다.
또한 후반부에서 주요 진실이 급격히 드러나는 연출 역시 서사의 일관성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둘째, 감정선과 캐릭터 간 드라마의 얕음도 비판 포인트다.
조슈아와 알피의 관계는 영화의 핵심 정서적 축이지만, 이들이 처음부터 강한 유대감을 형성하기까지
서사가 충분히 쌓이지 않았다는 의견이 많다.
조슈아의 감정 변화가 너무 빠르며, 알피의 감정 표현 역시 귀엽고 감정적이지만
깊이 있는 서사적 펀치가 부족하다는 혹평도 존재한다.
마야의 서사 역시 충분히 다뤄지지 않아 감정적 결말의 무게가 부족하다는 평가도 이어진다.
셋째, 많은 비평가들이 언급한 부분은 새로움의 부족이다.
영화는 〈블레이드 러너〉, 〈아바타〉, 〈채피〉, 〈엑스 마키나〉 등
기존 SF 작품들의 영향을 강하게 느끼게 한다.
문제는 이러한 장르적 오마주가 참신한 재해석이 아니라
‘이미 보았던 이야기의 재배열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결말 역시 예측 가능하다는 의견이 많아 관객에게 강한 충격이나
전복적 메시지를 주지 못했다는 혹평이 이어진다.
네 번째 혹평은 정치적 메시지의 단순함이다.
미국 군부는 지나치게 악역화되고, 뉴아시아는 지나치게 평화적이고 착하게 묘사된다는 의견이다.
이는 현실의 복잡한 정치·군사 구조를 지나치게 단순화한 결과로, 영화의 윤리적 논의가 얕아졌다는
비판으로 이어진다.
이처럼 〈크리에이터〉는 흥미로운 설정과 주제의식에도 불구하고,
서사적 밀도와 감정적 완성도 측면에서 아쉬움이 존재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호평
반대로 〈크리에이터〉는 많은 관객과 평론가로부터 강한 호평도 받았다.
호평의 중심은 시각적 퀄리티, AI 서사에 대한 현대적 해석, 감정적 여운, 세계관의 매력이다.
첫째, 가장 큰 호평 포인트는 탁월한 시각적 완성도다.
가렛 에드워즈 감독은 〈로그 원〉에서 보여준 현실적 SF 스타일을 다시 한번 확장시켰고,
〈크리에이터〉는 비교적 낮은 제작비임에도 놀라운 비주얼을 보여준다.
자연광 중심의 촬영 기법, 동남아 지역의 로케이션 활용, 최소한의 CG로 구현한 대규모 전쟁 장면 등은
기존 SF 영화와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한다.
특히 NOMAD 공중 요새의 등장 장면, AI 인물들의 얼굴 구조,
전쟁의 잔혹함을 대비시키는 자연 풍광 등은 많은 관객이 최고의 장면으로 꼽는다.
둘째, 영화는 현대 사회의 AI 논쟁을 성찰적으로 다룬다.
인공지능이 스스로 판단하고 감정을 흉내 내는 시대에, AI의 권리와 존재 의미는 중요한 논쟁이다.
〈크리에이터〉는 AI를 단순한 위험 요소가 아니라 ‘또 다른 생명 형태’처럼 다루며,
인간 중심 사고가 만들어내는 폭력성과 오만함을 비판한다.
알피의 순수한 시각은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관객에게 감정적 동화를 유도한다.
셋째, 영화는 강한 감정적 울림을 전달한다.
조슈아와 알피의 유대감은 전형적이지만 효과적으로 표현되며,
상실·구원·희생이라는 서사가 안정적으로 이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후반부 알피가 진정으로 이해받고 선택받는 순간들은 많은 관객에게 눈물과 여운을 남기며,
단순한 SF 액션을 넘어 ‘감정적 드라마’로서의 성격을 강화한다.
넷째, 세계관의 디테일과 미학적 구성 역시 높은 찬사를 받는다.
풍경, 건축물, AI의 문화적 설정, 종교적 장치 등은 각기 의미를 담고 있으며,
단순한 액션 SF를 넘어선 깊이를 부여한다.
AI와 인간이 조화를 이루는 뉴아시아의 모습은 디스토피아가 아닌
‘또 다른 유토피아적 가능성’을 제시하며 이는 기존 SF 영화에서 보기 어려운 관점이다.
마지막으로, 영화는 ‘선과 악을 명확히 나누지 않는 윤리적 세계’를 제시한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는다.
인간의 폭력성과 AI의 순수함을 대비시키지만, 어느 한쪽만을 정답으로 제시하지 않고 인간성과
존재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끊임없이 던진다.
이는 영화가 끝난 뒤에도 관객에게 사유의 여지를 남기며, 단순한 오락성 이상의 가치를 가진 작품으로
평가받게 만든다.